美 “中, 스카버러 암초서 강압적 영유권 관철”…남중국해 긴장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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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무부가 중국이 남중국해의 스카버러 암초(중국명 황옌다오·필리핀명 바조 데 마신록) 주변에서 필리핀을 상대로 강압적인 영유권 관철에 나서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중국이 해당 해역을 ‘자연보호구역’으로 관리하면서 필리핀 어부들의 접근을 제한하고 있는 데 대해 미국이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힌 것이다. 스카버러 암초를 둘러싼 미중 갈등이 다시 격화하는 양상이다.
미 국무부는 8일(현지 시간) 토미 피곳 국무부 대변인 명의로 ‘스카버러 암초에서의 중국의 행정조치’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중국의 최근 조치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국무부는 성명에서 “스카버러 암초에서 불안정을 야기하는 ‘자연보호구역’을 강행하고 필리핀 어부들이 전통적 어장에 접근하지 못하게 하는 중국의 조치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의 조치에 대해 “석연찮은 환경적·법적 구실을 이용해 강압적인 방식으로 주변국을 희생시켜 가며 남중국해에서의 영유권 주장을 관철하려는 또 다른 일방적 시도”라고 규정했다.
미국은 중국의 행정조치가 단순한 환경보호 차원의 조치가 아니라 남중국해에서 자국의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이 자연보호구역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해당 해역에 대한 관리와 통제를 강화할 경우 필리핀과의 충돌이 더욱 잦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무부는 “미국은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을 지지하면서 우리의 동맹 필리핀과 함께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남중국해에서 중국과 대립하고 있는 필리핀에 대한 안보 지원 의지를 재확인한 셈이다.
중국은 최근 스카버러 암초 주변에서 필리핀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중국은 ‘황옌다오 국가급 자연보호구 관리방법’을 마련해 스카버러 암초 주변 해역에 대한 관리와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 중국 해경 등이 해당 해역을 상시 순찰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스카버러 암초는 남중국해에서 필리핀과 중국이 오랫동안 영유권을 놓고 대립해온 핵심 지역이다. 필리핀 어민들에게는 전통적으로 중요한 어장으로 이용돼 왔지만 중국이 해경 등을 앞세워 해당 해역에 대한 통제력을 강화하면서 양국 선박 간 충돌이 반복되고 있다.
중국군도 스카버러 암초 인근에서 해·공군 합동훈련을 실시하며 군사적 존재감을 높였다. 해경 활동뿐 아니라 군사훈련까지 이어지면서 이 지역을 둘러싼 긴장이 군사적 충돌 위험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난달에는 중국 해경이 스카버러 암초 주변 해역에서 필리핀 선박을 잇따라 물대포로 공격하는 일도 발생했다. 필리핀 선박의 접근을 차단하는 과정에서 중국 해경이 물대포를 사용하면서 양국 간 긴장이 고조됐다.
미국이 중국의 최근 조치를 강하게 비판한 것도 이런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중국이 해경 순찰과 행정조치, 군사훈련을 병행하면서 스카버러 암초에 대한 실효적 지배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미국이 필리핀에 대한 지원 의사를 거듭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국방부도 동남아시아 지역에서의 안보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미 국방부에 따르면 엘브리지 콜비 국방부 정책차관과 존 노 인도태평양 안보담당 차관보는 7일부터 필리핀과 인도네시아, 태국, 캄보디아를 방문하고 있다.
두 차관은 방문 기간 각국의 국방·안보 분야 고위급 관계자들을 만나 회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필리핀뿐 아니라 인도네시아, 태국, 캄보디아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과의 안보 협력을 강화하면서 중국의 영향력 확대에 대응하려는 행보로 해석된다.
미 국방부는 이번 순방에 대해 “해당 지역에 힘을 통해 지속 가능한 평화를 구축하겠다는 국방부의 약속을 재확인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필리핀에 대한 지지를 공개적으로 천명한 가운데 중국이 스카버러 암초 주변의 관리·순찰을 강화하면서 남중국해를 둘러싼 미중 간 전략적 대립도 한층 뚜렷해지고 있다. 특히 중국의 행정조치와 해경 활동에 미국이 직접 반발하면서 스카버러 암초가 양국 간 긴장이 집중되는 새로운 핵심 지역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남중국해에서 중국과 필리핀의 충돌이 반복될 경우 미국과 중국의 직접적인 외교·안보 갈등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미국이 동맹국인 필리핀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중국이 해당 해역에 대한 통제력을 높이는 상황이 맞물리면서 남중국해를 둘러싼 힘겨루기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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