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민일보 시론담론) 중국의 서해 내해화 야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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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서해 내해화 야욕
전가림 비상임 논설위원·호서대학교 교수
중국이 이어도 인근 서해 한중 잠정조치수역(JSA)에 무단 설치한 철골 구조물 조사를 우리 정부가 시도하자, 중국 측이 흉기를 들고 막아서면서 양국 해경이 대치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는 배타적 경제수역(EEZ)이 겹쳐 경계가 확정되지 않은 수역에서 중국이 불법 구조물을 설치한 것으로, 사실상 서해를 차지하려는 시도로 분석된다.
정부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오후 2시30분 해양수산부는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의 조사선 '온누리호'를 보내 점검을 시도했고, 해경에도 협조를 요청했다. 그러나 온누리호가 구조물 1㎞까지 접근하자 중국 해경과 요원들이 고무보트로 접근해 칼을 들고 조사 장비 투입을 막았고, 우리 해경도 함정을 급파해 2시간 넘게 대치했다.
중국 측은 '양식장 시설'이라 주장했고 우리 측은 '정당한 조사'라며 맞섰다. 서해 JSA는 양국 EEZ가 겹치는 해역으로 어업과 항행 외 모든 행위가 금지돼 있지만 중국은 최근 수십 미터 규모의 철골 구조물을 잇달아 설치 중이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향후 영유권을 주장하기 위한 근거를 쌓고 있다고 본다.
우리 정보당국은 정찰위성으로 중국의 구조물 설치를 포착했고 중국은 지난해 4월에도 대형 구조물 2기를 세운 전례가 있다. 당시 우리 정부가 강력히 항의했지만 중국은 최근 다시 설치를 재개했고 총 12기 계획까지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남중국해에서처럼 서해에서도 기정사실화 전략을 펴고 있다고 경고한다. 중국이 과거 남중국해에서 인공섬을 세워 영유권을 주장했듯, 서해에서도 구조물을 통해 우리 해역이라 주장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실제로 중국은 동중국해에서 시추 구조물과 부표를 설치해 일본과 갈등 중이다.
더 큰 문제는 중국이 군사적 움직임까지 강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 군함들은 우리 해양통제구역(MCA)에 무단 진입하고 있으며, 산둥성 칭다오를 모항으로 하는 항공모함 '랴오닝함'의 활동이 위협적이다. 2018년부터 출몰해 2022년에는 영해 기준 70㎞까지 접근했고 탑재된 J-15 전투기의 작전 반경을 고려하면 대한민국 전역이 사정권에 들어간다.
이는 중국이 서해를 내해로 만들려는 야욕을 본격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국은 2010년 서해를 자국 내해로 규정했고, 매년 100회 이상 군사훈련을 하며 수위를 높이고 있다. 중국이 동경 124도선에 집착하는 이유도 전략적이다. 이 해역은 항모와 핵잠수함이 활동하기에 적합하며 중국 주장대로라면 서해 70%가 중국 관할이 된다.
중국은 1962년 북한과 맺은 변계조약(中朝邊界條約)을 근거로 동경 124도를 주장하지만 이는 북한과 중국간 조약일 뿐 우리와는 무관하다. 그럼에도 중국은 부표 설치와 경고 통신으로 사실상 영해화를 시도하고 있고, 2020년엔 중국 경비선이 백령도 인근 40㎞ 해상까지 진입한 바 있다.
이제 우리도 강력히 대응해야 한다. 중국이 군사훈련을 강화하면 우리도 동등한 수준의 훈련으로 맞서고, 한미 해상 훈련과 항행의 자유 작전(FONOP)도 적극 추진해야 한다. 미군이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영유권 주장을 무력화하듯, 우리 해군도 동경 124도를 넘어 항행하며 중국의 야욕을 저지해야 한다.
중국은 이웃일 뿐 결코 우방이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더 이상 "셰셰"나 하며 중국 눈치를 보는 외교는 끝내고, 확고한 의지로 주권을 지켜야 한다. 그것이 바로 대한민국을 지키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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